세계 명작에는 ‘영리한 약자’ 🆚 ‘어리숙한 강자’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난 시간 ‘3과 7의 비밀’에서 살펴본 <우락부락 염소 삼 형제>에도 덩치만 크고 머리는 나쁜 트롤이 등장하지요. 트롤은 더 큰 염소를 잡아먹을 욕심에 둘째, 셋째를 보내 주고는 첫째 우락부락에게 된통 당하고 맙니다. 😋

트롤처럼 어리숙한 강자 캐릭터는 <마샤와 곰>, <핀과 쿠쿨린>에도 있습니다. 숲에서 길을 잃은 소녀 마샤의 집 문을 열었다가 졸지에 식모 살이를 시작해요. 하지만 영리한 마샤는 맛있는 파이와 앙칼진 목소리로 곰을 조련(?)하며 무사히 집으로 돌아갑니다. 🏡

[이야기마법사] 06 마샤와 곰

[이야기마법사] 06 마샤와 곰

<핀과 쿠쿨린>에는 힘센 심술쟁이 거인 쿠쿨린과 그런 쿠쿨린을 피해 다니는 거인 핀이 나옵니다. 여기서 쿠쿨린을 혼내 주는 사람은 바로 핀의 부인 우나예요. 우나는 거인은 아니지만 아주 지혜롭고 용기 있는 여성이랍니다.💡 그래서 쿠쿨린을 무찌를 뿐 아니라, 쿠쿨린을 이용해 집도 옮기고 맑은 물도 얻지요.

[이야기마법사] 24 핀과 쿠쿨린

[이야기마법사] 24 핀과 쿠쿨린

우리 전래 <토끼의 재판>을 쏙 빼닮은 <토끼와 악어>도 빠질 수 없겠죠? 구해 준 은혜도 모르고 소년 아마두를 잡아먹으려 했던 악어는 자기 말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에 토끼의 꾐에 빠져 다시 꽁꽁 묶이는 신세가 됩니다. 🪢

[이야기마법사] 20 토끼와 악어

[이야기마법사] 20 토끼와 악어

이렇게 명작 속 주인공과 악당은 피식자와 포식자, 연약한 소년·소녀와 맹수, 여성과 거인 남성 같은 구도로 쌍을 이루고 있어요. 현실에서 힘 없는 약자인 아이들이 ‘영리한 약자’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고, 그들이 발휘하는 기지를 자기 것으로 체화하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원치 않아도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 존재들은 또래일 수도, 어른일 수도 있어요. 그럴 때 이런 이야기들을 떠올리면, ‘나’를 잃지 않고 지혜롭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지요. 누구도 키나 덩치가 더 크다는 이유로, 힘이 더 세다는 이유로,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군림하면서 괴롭히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작고 약하고 어려도 이길 수 있고 이겨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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