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작에는 3️⃣과 7️⃣이라는 숫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서구 기독교 문화에서 3은 삼위일체를, 7은 천지창조와 일주일을 연상시켜 그 자체로 완결된 ‘빈틈 없는 숫자’라는 이미지를 띠고 있어요.

이러한 문화적 배경 외에도, 3️⃣은 규칙성을 갖는 가장 작은 숫자여서 짧은 이야기 속에서 최소한의 반복으로 리듬감을 구현하기 좋습니다. 이야기 자체에 리듬감이 생기면 읽는/듣는 재미가 커지고, 재미가 커지면 이야기와 그 교훈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요.

단순히 반복만 된다고 재미있을까요? 이야기의 결말은 항상 반복을 비트는 변주로 끝이 납니다. <우락부락 염소 삼 형제>에서는 예상 외로 트롤을 가볍게 무찌르는 첫째 염소의 모습이 통쾌함과 해방감을 선사해요. 그리고 우락부락 삼 형제가 자유롭게 언덕을 달려가는 모습에도 삼 형제의 몸집에 따라 의태어 큰말-작은말의 맛(펄쩍펄쩍, 팔짝팔짝, 폴짝폴짝)이 살아 있지요.

[이야기마법사] 05 우락부락 염소 삼 형제

[이야기마법사] 05 우락부락 염소 삼 형제

<금발 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에서도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의 몸집에 따라 커다란 것-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자그마한 것이 세 번씩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다 아기 곰이 자기 침대에서 자고 있는 금발 머리 소녀를 발견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지요. 깜짝 놀란 금발 머리 소녀가 냅다 도망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집니다.

[이야기마법사] 03 금발 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

[이야기마법사] 03 금발 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

그런가 하면 7️⃣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숫자입니다. 세계 명작에서 ‘일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들이겠지요. 하루 아침에 혼자가 된 백설 공주에게 친구가 되어 준 일곱 난쟁이는 경계심이 적은 공주에게 주의를 주고 공주가 죽었을 때 진심으로 슬퍼하던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이야기마법사] 22 백설 공주

[이야기마법사] 22 백설 공주

[이야기마법사] 25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마법사] 25 잠자는 숲속의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어떤가요? 공주에게 걸린 저주를 약하게 만들어 목숨을 잃는 대신 100년 동안 잠을 자게 만든 것은 바로 일곱 번째 요정이었어요.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에서 늑대로부터 살아남아 엄마에게 상황을 알려 준 것도 일곱째 막내 염소였지요.

[이야기마법사] 08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이야기마법사] 08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세계 명작 속에 숨은 3️⃣과 7️⃣ 이야기, 어떠셨나요? 3과 7이 등장하는 다른 이야기는 없는지, 3과 7 말고 다른 숫자는 없는지 한번 찾아보세요! 😃